오키나와에는 일본에서도 독특한 식문화가 있어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이나 디저트를 기대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이번에는 오키나와에 거주하는 필자가 오키나와에서 꼭 사야 할 간식 TOP3를 소개해 드릴게요.
오키나와에는 전통 과자의 종류가 많은데,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류큐 왕조 시대(1429~1879년)에 탄생한 것이나, 옛 풍습으로 음력 행사 때 먹는 것 등이 있어요.
그럼, 오키나와만의 특색 있는 과자의 유래와 원재료, 맛의 특징들을 함께 살펴 볼까요?
1. 친스코|오키나와 토산품의 정석
'친스코'는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과자・토산품 중 하나예요.
오키나와 과자라고 하면 가장 먼저 친스코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만큼 유명하고 유통기한이 수개월로 긴 친스코는 '오키나와 토산품의 정석'으로 알려져 있죠.
친스코의 탄생은 류큐 왕조 시대 후기로 알려져 있어요. 당시에는 왕족이나 귀족이 축하의 자리에서만 먹는 고급 과자였다고 해요.
원재료는 단 세 가지. 밀가루, 설탕, 라드(※)로 아주 심플해요. (※ 라드: 돼지 등지방)
원재료에 라드가 사용되었다는 점이 오키나와스럽네요.
오키나와는 '돼지는 울음소리만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 요리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은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거든요.
친스코의 식감은 바삭하고 담백하며, 단맛은 세지 않아요.
류큐 왕조 시대의 친스코는 크고 둥근 국화 모양으로, 먹으면 부서지기 쉬웠다고 해요. 지금은 쿠키 틀을 이용해 잘 부서지지 않도록 만들어 길쭉한 모양이 일반적이에요.
맛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져서 여러가지 맛을 즐길 수 있어요.
눈소금, 흑설탕, 파인애플, 자색고구마, 시콰사 등 오키나와의 식재료를 사용한 맛도 있어서 여행 선물로도 추천드려요!
2. 사타안다기|갓 튀겨 각별한 맛
'사타안다기'는 오키나와의 명물 간식 중 하나예요.
부드러운 단맛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사타안다기는 오키나와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간식이죠.
사타안다기의 탄생은 류큐 왕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요. 그 시대의 요리사들이 중국에서 배운 조리 기술을 이용해 만든 것이 시초인데, 류큐 왕조 시대에는 설탕이 귀했기 때문에 고급 과자로 여겨졌어요.
원재료는 밀가루, 설탕, 계란만 사용하며 기름에 천천히 튀겨 내요. 원재료에 물이 들어가지 않아서 든든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요.
기름에 튀길 때 갈라지는 틈새가 마치 활짝 핀 웃음처럼 보여, 예로부터 길한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고 해요.
사타안다기 역시 현재는 다양한 맛이 있는데,
흑설탕, 자색고구마 등의 오키나와스러운 맛과, 호박, 초콜릿, 참깨 맛 등이 있어요.
가게마다 맛도 다르니, 마음에 드는 사타안다기 가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3. 무치|코끝에 스며드는 향긋한 꽃내음
'무치'는 월계수 잎으로 떡을 싸서 찐 것을 말해요.
앞서 소개한 '친스코', '사타안다기'에 비해 오키나와 현지인 외에는 인지도가 낮지만, 건강하고 맛있으며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간식 중 하나예요.
무치란 오키나와 말로 '떡'이라는 뜻인데,
떡을 감싸고 있는 '겟토(shell ginger)는 오키나와에 자생하는 생강과의 다년생 식물로 강한 항염, 항균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스파이시하고 상큼하며 달콤한 향이 나요.
오키나와에서는 매년 음력 12월 8일을 무치의 날로 정해 무치를 먹는 풍습이 있어요.
액막이, 건강,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데, 겟토 특유의 강한 향기에는 사기를 쫓는 힘과 치유 효과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해요.
겟토 잎으로 떡을 싸서 찌기 때문에 떡에 은은한 겟토 향이 배어 나와요. 집에서 만들면 집 안이 온통 겟토향으로 가득 차게 되죠.
흰 떡이 기본이지만 흑설탕, 자색고구마, 쑥 등 다양한 풍미가 첨가된 무치도 있어요. 겟토향이 강해 맛의 차이는 미세하지만, 오색찬란한 무치를 눈으로도 즐길 수 있겠네요.
무치의 날에는 슈퍼에 무치가 진열되기도 하는데, 기념품 가게나 특산품 가게에서는 일년 내내 구입할 수 있으니 꼭 드셔 보세요!
참고로 겟토는 이렇게 생겼어요. 정말 아름답고 귀엽죠?
오키나와의 명물 간식을 드셔 보세요!
이처럼 오키나와에서 꼭 사야할 간식 TOP3, '친스코', '사타안다기', '무치'는 각각 오랜 역사를 가진 오키나와의 전통적인 과자예요.
오키나와의 역사적 배경을 떠올리며 음미한다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번 기회에 평소에 궁금했던 과자를 드셔 보시고,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면 간식들의 역사에 얽힌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것도 잊지 마세요!